"골조 드러난 채 13년 방치된 아파트"…분양 강행에 '논란'

건설사 부도로 골조가 노출된 채 10년 넘게 방치됐던 천안시의 한 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최근 국내 건설업계의 연이은 부실시공으로 국민적 불안이 커진 가운데 안전성에 의문이 남는 아파트 분양이 강행돼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SM삼환기업이 천안시에 지어 이날 특별공급에 나서는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가 자체 안전진단 골조 관련 항목에서 C등급을 받았다. 그나마도 아파트에서 양호한 부분만 선별적으로 검사된 정황이 포착돼 실제 안전성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골조 노출된 채 12년 방치된 천안 아파트, 후분양 개시국내 재계 30위 SM그룹의 건설 계열사 SM삼환기업은 이날 천안시 성정동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특별공급(128가구) 청약에 돌입한다. 골조 공사를 마친 후분양 아파트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4억7200만~4억8620만원, 전용 128㎡ 6억7570만원이다.

1만4639㎡ 부지에 6개 동 293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이 아파트는 2007년 신일건설이 짓다가 부도로 멈춘 것을 금광건업이 이어서 짓던 도중, 금광건업마저 부도가 나며 2010년부터 방치된 곳이다.

공정률 60% 상태로 멈춰선 이 아파트는 골조가 고스란히 노출된 채 장기간 방치됐다. 매각 전 이뤄진 구조안전진단에서는 B등급을 받았다. 10년 넘게 멈춘 현장은 2021년 10월 태초이앤씨가 인수했다. 태초이앤씨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차녀인 지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시공은 SM그룹 건설 계열사인 SM삼환기업이 맡았다.

SM삼환기업은 지난해 9월 공사를 재개했다. 기존 골조에 콘크리트를 보강해 건물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13년 만에 공사재개를 밝혔다. 천안시청도 입주자 모집 승인 시 정밀구조안전진단을 추가 실시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최근 입주자 모집 공고 승인을 위해 진행된 SM삼환기업의 자체 안전진단에서 이 아파트는 콘크리트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콘크리트 균열, 박리, 박락/층분리, 누수/백태, 철근노출 항목 등에서 C등급을 받았고 △콘크리트 강도, 콘크리트 탄산화(중성화) 항목도 C등급에 그쳤다. 종합 안전성 평가 역시 C등급에 머물렀다.

콘크리트 탄산화는 약산성인 콘크리트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만나 중성화되는 과정을 말한다. 콘크리트가 중성화되면 내부 철근 부식을 유발하고, 철근이 부식되면 건물의 내구성과 강도가 급속도로 낮아진다. 그렇기에 건설사들은 특수 도료를 개발해 사용하는 등 콘크리트 탄산화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홍건호 호서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는 “콘크리트 강도는 ‘당장 이 건물이 안전한지’를, 탄산화는 ‘향후 건물 수명이 얼마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며 “C등급이 나왔다는 것은 건물 강도나 탄산화가 일반적인 기준을 밑도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중성화 진행…’설계 기준보다 강도 낮아’1차 안전진단 이후 SM삼환기업은 콘크리트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다만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도 콘크리트 강도가 확보되지 않았다. 콘크리트의 갈라진 부분을 메우고 노출됐던 철근을 매립하는 등 보강을 거쳐 처음 C등급이 나왔던 △콘크리트 균열, 박리, 박락/층분리, 누수/백태, 철근노출 항목은 A등급으로 상향됐다.

하지만 △콘크리트 강도, 콘크리트 탄산화(중성화) 항목은 여전히 C등급이었다. 중성화가 이뤄진 콘크리트를 일반적인 시공으로 보강하기엔 한계가 있었고, 한 번 낮아진 콘크리트 강도도 돌아오지 않다는 평가다. 종합 안전성 평가는 한 단계 올라간 B등급에 그쳤다.

그나마 2차 안전진단도 몇 개 표본 가운데 우수한 결과만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한 표본만 선별적으로 검사했는데도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기준보다 낮았다는 의미다. 객관적인 검사에서는 더 낮은 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방치돼 진행된 콘크리트 탄산화를 두고도 SM삼환기업에서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콘크리트 탄산화가 진행돼 철근까지 영향을 받았다면 전체적인 건물 수명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탄산화를 보완할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비용상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수분양자들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분양이 이뤄지고 수분양자가 확정된 다음, 준공승인 단계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아 지자체가 허가를 내줬다”며 “시행사가 입주자모집공고에 굳이 오래된 골조를 언급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향후 준공 허가를 내기 전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검사를 할 것”이라며 “자체 검사에서 안전 문제가 불거진다면 입주 지연 등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또 “그 시점이 되어야 수분양자들이 시행사에 입주 지연 보상금이나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봉호 아주대 건축학과 교수도 “내진, 내화, 제로에너지, 층간소음 등 새 아파트에 대해 준공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충족해야 하는 기준들이 많이 생겼다”며 “10년 전 지어진 골조가 현재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이 단지에 대해 인허가권을 가진 천안시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천안시는 안전진단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보고 받았고 천안시장이 나서 홍보까지 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건물이 장기간 방치돼 시민들이 불안해하던 상황이었으나 신축 공사를 속개하고 분양을 앞두고있어 안도감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천안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이 단지와 관련해 보강 방안을 논의하고, 준공 전 안전점검을 다시 시행하는 등의 내용을 검토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은 아파트의 안전성과 관련해 SM삼환기업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결국 연락이 닿질 않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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